뉴욕아시안영화제 화려한 개막
"장르물을 진지하게 연기하는 이들은 많지만 말간 얼굴로 청년기를 연기하는 건 신선한 일이다. 한국 영화는 느와르가 주목받았지만 우린 경쾌한 얼굴을 찾고 싶었다. 희극 속 10대의 얼굴을 연기하는 걸 보니 즐거웠고, 그 점이 개막작·수상자 선정 이유가 됐다." (사무엘 자미에르 뉴욕아시안영화제 총괄디렉터) 12일 '뉴욕아시안영화제: 한국영화 특별전'의 오프닝 리셉션이 맨해튼 코리아타운 인근 뉴욕한국문화원 신청사(122 E. 32스트리트) 로비에서 열렸다. 이날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링컨센터서의 첫 상영작으로 선정된 영화 '빅토리'의 주연배우 이혜리·박세완을 만나기 위한 이들로 행사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혜리라는 이름보다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덕선'이가 온다는 소식에 현장을 찾았다는 뉴요커들에게 빅토리 속 주인공 필선은 어떤 모습을 선뵀을까. 본지와 만난 자미에르 디렉터는 '참신함'이라 답했다. '스크린 인터내셔널 라이징 스타 어워드(라이징 스타상)'에 이 배우를 선택한 이유도 같다. 그는 액션·잔인함·진지함·무게감·고급 배우들로 어느덧 '무거워진' 한국영화계에서 가벼움·코믹함을 보고 싶었다. 영화 관람 후 남은 10대의 말간 얼굴·경쾌함이 개막작·수상자 선정 이유다. '써니'에 이어 빅토리를 통해 복고 작품을 또 기획한 이안나 프로듀서에 따르면, 선정 소식은 지난달 중순 전해졌다. 그 어떤 물밑작업도 없이 이룬 결과라는 후문이다. 박범수 감독은 1999년 거제도를 화면 속으로 불러오기 위해 ▶3~4개월간의 사전답사 ▶현대화된 건물 등에 대한 CG작업 ▶주연배우 섭외에 특히 공을 들였다. 이 배우가 사투리 연기·치어리딩 춤 소화에 부담을 느낀 탓이지만, 이내 맞는 옷을 입히는 게 어렵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극중 '하여가'에 맞춰 펌프를 하는 등 음악영화의 정체성도 살렸다. 이 프로듀서·박 감독은 "'뉴욕에 살아봤냐'고 묻는 대사가 있는데, 영화제에 초청돼 기뻤다"며 "뉴요커들의 평을 향후 마케팅 방향 초석으로 삼으려 한다.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가 전세계적으로 흥했듯, 환경은 달라도 꿈을 둘러싼 가족간의 갈등·사랑, 우정은 뉴요커도 공감할 것"이라 했다. 이 배우는 "나와 가장 닮은, 어디서든 리더인 거친 필선이를 통해 뉴요커도 추억을 되새길 것"이라며 "치어리딩으로 한국·뉴욕의 연결점이 생기리라 본다. 영화제에 초청됐다는 것 자체가 기쁘고 얼떨떨하다"고 했다. 박 배우는 "음악영화에 출연해 기쁘고, 우애를 다룬 장면을 촬영하며 울컥했다"며 "뉴요커들도 공감할 것"이라고 했다. 영화제는 오는 28일까지 이어지며 입장권 구매·상영 스케줄 등은 영화제 홈페이지(nyaff.org)를 참조하면 된다. 글·사진=강민혜 기자 kang.minhye@koreadailyny.com뉴욕아시안영화제 개막 뉴욕아시안영화제 총괄디렉터 한국영화 특별전 뉴욕한국문화원 신청사